감정!! 그 두 얼굴

선거철이 되니 어김없이 막말 논란이 계속된다.
어처구니가 없다.
좋은 학벌과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왜 저런 말을 쓸까 궁금해진다.
내가 내린 결론은 정서 박약
정서지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개중에는 단순한 실수가 있고, 노이즈 마케팅처럼 전략적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수나, 노이즈 마케팅으로 쓰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내용의 막말을 쓰는 사람은
정서지능이 부족하다고 본다.
지금의 기득권 세대는 IQ와 같은 지적 능력만 좋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대.
4차 산업 시대로 일컫는 이 시대에 우리의 자녀가 서게 된다.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
그중에서 내가 Pick한 주제
'정서지능'
지난 회차에 이어 다뤄보고자 한다.
오늘은 감정의 두 얼굴에 대해 파헤쳐 보자고~
잠깐 5분 정도 시간을 내어 떠오르는 감정 단어를 써보도록 하자
몇 개의 단어를 적었는가? 생각보다 많이 적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중에서 긍정과 감정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가?
보통의 경우 부정의 감정 상태가 긍정 상태의 단어보다 더 많이 나온다.
우리가 부정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그럴까? 긍정 정서가 중요하다는데 나는 문제가 있는 것일까?
우리가 쓰는 감정 단어는 얼마나 될까? 서울대 민경환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어 감정 표현의 단어는 434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박인조∙ 민경환(2005). 한국심리학회지)
이 중 ‘홀가분’, ‘사랑’, ‘기쁨’처럼 쾌(快)를 표현하는 말과 ‘참담’, ‘경멸’, ‘증오’ 와 같은 불쾌를 나타나는 비율이 3:7로 불쾌의 감정 단어가 훨씬 많았다.
영어 단어 558개 중에는 부정적인 단어가 62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인간이 쓰는 감정 단어 중에는 부정적인 것이 더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인간이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시달리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를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와 마틴 헤이즐턴은 오류 관리 이론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위험에 대한 작은 가능성도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먼 원시 시대에 원시인이 숲속에서 어떤 소리를 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여기서 두 가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첫 번째 오류는 숲속에 맹수가 숨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없다고 여기는 오류이고, 두 번째 오류는 숲속에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맹수가 있다고 여기는 오류가 된다.
이 오류는 확률적으로는 5:5의 확률로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는 두 번째 오류를 극단적으로 더 빈번하게 일으킨다. 왜냐하면 두 번째 오류가 생존에는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숲속에 맹수가 숨어 있었는데도 없다고 오류를 일으키게 되면 그 결과는 죽음으로 이어지면서 큰 손실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맹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있다고 여기는 경우에는 잃을 것이 별로 없다. 그저 잠깐 놀라고 만다.
그래서 인간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있다고 여기는 오류를 훨씬 더 빈번하게 일으킨다.
인간은 오랜 세월 동안 지금과는 다른 환경에서 적응하며 진화해왔다. 험난하고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해야 했고, 사기와 거짓, 폭력, 기만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 등의 부정적 감정이 자연환경에서 생존하는 데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숲속에 맹수나 적이 숨어있는 시대는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자기개발서나 긍정심리학에서는 긍정 감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연구결과를 보지 않더라도 긍정보다는 부정 감정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것을 경험한다. 내 자녀를 봐도 불편하다. 너무 태평하면 뭘 믿고 저러나 불안하고, 부정적인 성향이 보이면 그것이 또 걱정이다. 도대체 내 마음을 내가 모르겠다.
우선 감정에 대한 개념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감정이 무엇일까? 어떤 느낌이나 기분?, 뇌파의 변화? 심장 박동 수 같은 신체적인 변화? 아직까지 감정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과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감정이 가장 먼저 있었고, 이후에 모든 정신활동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미국 켄터키 대학 연구팀은 ‘초기 인생에서의 긍정적 정서와 장수(Positive Emotions in Early Life and Longevity)’라는 연구를 통해 감정과 수명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Danner, Snowdon, Friesen, 2001)
연구팀은 식사, 주거, 활동 같은 생활양식이 균일한 180명의 수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자서전 속에 포함된 감정과 수명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긍정적 감정을 많이 표현한 수녀들은 그렇지 못했던 수녀들보다 평균 10.7년을 더 오래 살았다. 반대로 부정적 감정을 많이 표현한 수녀들일수록 사망률이 높았다.
자전적 글 속에 긍정적 정서를 포함한 문장 수가 1% 증가할 때마다 사망 확률은 1.4%씩 감소하였고, 80세 연령에 이르기까지 가장 부정적이었던 수녀들은 60%가 사망한 반면, 가장 긍정적이었던 수녀들은 25%만 사망했다.
코넬대학의 엘리스 아이센 교수팀은 3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긍정 감정은 관점을 전환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인지 유연성을 촉진시키며, 갈등을 완화하고 문제 대처 능력을 높여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긍정 감정이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현저히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창의성이 높은 아이들이 수능 성적(미국은 SAT)도 높고, 직장에 가서도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나중에 드러났다. 또한
성인 대상 실험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면 문제 해결 능력도 발전하고 이타심, 협동심, 소통 등 업무 프로세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위의 연구 내용들을 보면 긍정 감정은 건강과 창의성까지 인간의 중요한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 보아야 하는 것은 부정적 감정에 대한 다른 접근이다.
토드 카시단과 로버트 비스워스 디너는 그들의 저서 ‘다크사이드’에서 긍정적인 자세만이 답이 아니라고 제안한다. 인간은 부정적인 경험을 하고 난 이후에는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배우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부정적인 것은 우리의 발전을 위한 권리라고 주장한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야큉 니우(Yaquing Niu) 연구진은 복잡한 상황에서 감정이 인지를 압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긍정, 중립, 부정적인 장면에서 눈의 움직임이 어떻게 다른 지 확인하는 실험의 결과 부정적인 장면에서 더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고 발표했다.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기분은 인지 기능과 분석적인 사고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다는 연구 내용이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슬픈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보다 거짓말을 더 잘 알아차린다고 한다. 이는 하크니스 교수님의 연구 결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퀸즈 대학교의 케이트 하크니스(Kate Harkness)는 경미한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더 세부사항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긍정 성향을 가진 사람들 보다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관찰할 때 예리하게 상대의 표정을 읽고 미세한 입술 떨림이나 살짝 찌푸린 눈살에도 집중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더 잘 공감하고 감정이입하는 능력이 크기도 하지만, 상대의 거짓말도 잘 읽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와 싸우고 나면 상대방의 표정을 더 잘 관찰하게 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토드 카시단과 로버트 비스워스 디너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거부하고 행복한 감정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모두를 편안하게 느끼고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권한다. 그리고 모든 범위의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건강하며, 그런 사람들이 대체로 큰 성공을 거둔다는 증거들을 제시하였다.
감정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발표들을 보면 그 종류가 아니라, 그 감정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정을 긍정과 부정으로 나누는 것에서 오류가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긍정이라 하면 좋은 것, 부정은 나쁜 것으로 해석이 된다. 그렇다면 부정 감정에 속하는 슬픔이나 분노가 나쁜 것인가?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슬픈 감정에 빠지거나, 악한 행동을 보고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 나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감정 자체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하지만 그 감정으로 행한 행동은 다르다. 화가 난다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불을 지르는 행동은 나쁜 것이다. 최근에는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길을 가는 불특정 다수에게 칼을 휘두르는 묻지 마 범죄자나 총기를 난사하여 동료들을 살해한 군인 등에게 분노조절장애라는 말을 한다. 얼마 전에는 선거 유세장에 칼을 들고 난입을 한 사람이 검거됐다. 이유를 물으니 야간근무를 하고 잠을 자려는데, 소음으로 방해를 받아서 화가 났다는 것이다. 화가 나서 어린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인면수심의 부모도 있다.

책 ‘다크사이드’의 부재는 감정의 어두운 면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저자는 ‘온전함’을 강조한다.
행복한 감정만 좇거나 부정적 감정에 집중하는 식으로 어느 한쪽 방향을 추구하기보다 양쪽 모두 살피는 것을 ‘온전함’이라고 표현했다. 감정의 긍정과 부정의 상태를 잘 뒤집어서 균형감 있게 온전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만 추구하기 보다 심리상태의 다양한 감정을 모두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로널드 배드로우 연구팀은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내서 긍정적 감정으로 바꿀 줄 아는 균형감을 적응력이라고 표현했다. 부정적 경험을 최소화하고 억제하려는 자세는 동기부여나 자기계발에 효과가 없다고 정리했다.(다크사이드)
결론은 감정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어떻게 하면 부정 감정에 휩싸이거나 회피하지 않고 균형감 있게 적응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갖고 그 능력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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