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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ecret

잔혹한 어머니의 날_ 아동학대의 심각성

최근 뉴스에서 접하는 아동학대를 보니 착잡하다.

 

아동학대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은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 됐고 남의 가정사에 간섭하지 않는 우리의 문화도 아동학대를 묵인해 왔다.

초등학교 시절에 나와 과외를 하던 남자애가 생각난다.

꽤 잘 사는 집 아들이였던 기억이 나는데, 그 아이는 시험성적에 아주 민감했다.

시험 결과에 웃고 울고 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이유는 아주 달랐다.

난 순전히 내 욕심으로 그랬던 거였다. 공부를 잘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그 애는 성적이 안나오면 아빠한테 혁대로 매 맞는다고 했다.

성적이 떨어지면 그아이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 당시에는 그저 그 애가 불쌍하다고 느낄 뿐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명백한 아동학대이다.

그 애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집에 살고 있던 그 아이가 문득 궁금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독일 추리소설 타우누스 시리즈에서도 가족 특히 부모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된다

인간의 많은 문제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엄마!!

 

넬레 노이하우스의 "잔혹한 어머니의 날"은 요사이 더욱 묵직한 울림을 준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타우누스 시리즈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시리즈를 한달음에 모두 읽고 나서는 수사 반장 보덴슈타인과 피아 형사와 헤어지는 듯해서 너무나 아쉬웠다.

아주 기본적인 사회 공동체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본다.

 

잔혹한 어머니의 날_넬레노이하우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폭력과 억압,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게 마련이다


맘몰스하인의 오래된 저택에서 남성 변사체 한 구가 발견된다. 개 한 마리와 함께 홀로 살아가던 80대 노인 테오도르 라이펜라트였다. 죽은 지 10여 일이 지난 듯한 시신은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노인이 키우던 개 역시 아사 직전인 상태로 발견됐다. 개 앞에는 뼈들이 놓여 있었는데, 바로 이 뼈들로 인해 단순히 고독사 사건으로 치부되어 서류철 속에 묻힐 뻔했던 사건은 본격적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다. 뼈들은 사람의 것이었고, 굶주림에 지친 개가 땅 밑에 유기돼 있던 시신을 파헤친 것. 수사 결과, 시신들은 모두 여성인 데다 5월 어머니의 날 전후 실종된 것으로 밝혀진다. 당연하게도 수사의 중심에는 테오도르 라이펜라트와 그의 부인 리타 라이펜라트가 놓인다. 전쟁 때 전쟁고아들을 맡아 키우던 수녀원이었던 건물을 사들인 라이펜라트 부부는 지난 20여 년간 인근 보육원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입양해 보살펴왔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선행을 일삼는 부부는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 상까지 받았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부의 민낯이 드러난다. 실상인즉, 부부는 아무 힘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 욕조에 처박고 아이스박스에 가두고 우물에 던져 넣고 랩으로 몸을 감싸는 등 가혹한 체벌을 일삼아왔던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를 눈감거나 철저한 방관자가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선 모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80대 노인의 고독사, 사냥꾼이 된 남자,
그리고 거짓된 삶을 살았던 여자, 세 가지 미스터리의 만남!


맘몰스하인의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보덴슈타인과 산더 형사를 주축으로 한 K11 강력반 수사가 전개되고, 범죄의 주요 내용이 하나둘 밝혀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실이 툭툭 튀어나오며 수사팀은 혼란에 빠진다.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편에선 범인의 독백이 이어진다. 그는 자신이 희생자와 어떻게 조우했고, 어떻게 접근했으며,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 담담하게 서술해간다. 그리고 20대 여성 피오나 피셔가 있다. 지난 몇 년간 학업을 포기하고 연인과 헤어져가며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간병해왔던 그녀는 이제 모친의 임종을 맞게 됐고, 그동안 연락이 없었던 유일한 혈육 아버지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껏 자신이 어머니로 알고 보살폈던 사람은 사실 친어머니가 아니었다. 지난 20여 년의 세월 동안 거짓과 기만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이렇게 세 가지 미스터리가 교차 서술되는 가운데, 접점들이 하나둘 튀어나오며 이야기는 완벽하게 합체될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갈수록 진화해가는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구성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도입부부터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은 압도적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몰아치는 사건과 범인에 대한 궁금증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예상을 뒤엎는 전개, 정점에 오른 필력, 탄탄한 구성,
미스터리 여왕의 진화는 계속된다!


전작 《여우가 잠든 숲》이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의 숨겨진 과거를 담아냈다면, 이번 작품 《잔혹한 어머니의 날》에서는 보덴슈타인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피아 형사의 은밀한 가족사를 만날 수 있다. 라이펜라트의 아이들이 집을 두려워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면, 피아 역시 한동안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지낸 적이 있다. 하지만 가까운 관계일수록 상처는 주고받기 쉽고 충돌도 피할 수 없는 걸까? 가족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자행되는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사람은 비단 피아뿐만이 아니었다. 수사의 중심에 서 있는 피아 형사의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가 연루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휘몰아치고, 거기에 더욱 정교해진 스토리 구성, 풍성한 묘사, 수많은 캐릭터의 흥미로운 설정까지 더해지며 신작 《잔혹한 어머니의 날》은 작품을 펴낼 때마다 진화를 거듭하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유럽판 미스터리 여왕으로서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명품 스릴러로 거듭 태어났다.

[예스2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