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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ecret

모범형사

뒷북치는 드라마 리뷰 _모범형사

 

중년의 형사 '강도창'

결혼식 당일에 파혼당하고 이혼한 여동생과 함께 산다.

승진도 제대로 못해서 동기들보다 계급이 낮다.

그런데 후배들에게는 존경을 받는 형사이다. 

승진을 못한 이유는 다분히 정치적인 듯하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는 물불을 안 가리는 열혈남 캐릭터다.

 

8억짜리 명품시계를 경매에서 쉽게 구입하는 형사가 있다.

혼남 형사 '오지혁'

유산을 물려받아서 재벌급이다.

실제로 재벌의 사촌이기도 하다.

현실성 없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극 중 전개를 보면 이해가 된다.

끔찍하게 부모를 잃고 잘 자라준 것이 고맙다.

 

아버지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고 그 충격으로 자살한 엄마의 죽음도 목격한 오형사는 잘 자랐는데.

재벌의 유일한 아들로 귀하게 자란 사촌 형 오종태는 사이코패스이다.

자신이 소유할 수 없는 것은 그냥 죽인다.

사람의 목숨도 중요하지 않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주는 아버지를 본 딸 이은혜.

아들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이혼녀 강은희

기자정신이 투철한 사회부 기자 진서경

진서경의 기자로서의 롤모델 부장 유정석

남의 죄를 뒤집어쓰고 사형당한 남자.

사형수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전직 교도관

 

이 드라마에는 온갖 종류의 인간의 모습이 등장한다.

인간의 군상들이 모두 모였다.

개연성이 없어 보이면서도 인간의 삶을 너무나 잘 보여줘서 웃픈 드라마다.

 

극 중에서 강도창 형사가 청문담당관과 서장에게 이렇게 사정한다.

"끝까지 형사로 남게 해 주세요"

자신과 오지혁을 위해 한 말이다.

과연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 준다.

 

내가 끝까지 남기고 싶은 이름은 무얼까?

결국 인간은 이것을 위해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한다.

자신이 알든 모르든 이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강도창과 오지혁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형사

진서경은 팩트를 전하는 기자

인간으로서는 아니지만 기자로서는 한치의 부끄러움이 없다고 한.

그리고 그 말에 책임을 진 유정석 부장(개인적으로는 이 캐릭터가 제일 안타깝다. 성공한 사람이지만 결국에 상처 받은 영혼인 것이다.)

자신은 절대로 감옥에 가지 않는다며 돈과 권력만을 믿는 오종태는 끝까지 다른 사람을 벌레로 본다.

실제로는 자신을 그렇게 보는 것이지만.

 

믿고보는 배우 손현주와 그윽한 눈매의 배우 장승조

오지혁과 유정석은 타인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오지혁은 아버지의 살인자에게 사과를 받았고.

유정석은 그렇지 못했다.

누나를 죽게 만든 살인자에게서 끝까지 잘못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용서를 비는 말 한마디에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진심 어린 사과는 살인도 용서할 수 있는 것일까?

 

투철한 직업의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식상한 이야기 인 듯도

사회정의를 위한 것인 듯도

가족해체 문제에 대한 것인 듯도

고구마 100개를 먹은 것 같은 답답하고 억울함에 같이 울분을 토하다가

등장인물들의 현실적인 찌질함에 웃고 공감하게 되고

약인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참 이상한 드라마이다.

 

잠깐 눈물 짜고, 피식 웃고, 달달한 로맨스도 같이 보고 싶을 때

더불어 삶의 목적에 대해서도 살짝 생각하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드라마

 

'모범형사'

힘드네요. 계속 보고 싶은 사람이 생겨서.. 심쿵달달 ^^
오지혁형사 이제는 예쁜 가족을 만들어 행복하시길.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다 가슴 뭉클하게 하는 가족의 초상화.